완주후기

외씨 버선길 후기 남깁니다.

작성자 : 김상식 작성일 : 2018-07-26




또 전화기에 외씨 버선길 후기를 적어 올려주시면 좋겠다는 문자가 왔다.

   내가 갔던 길을 후기로 남기면 다음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어서 좋겠지만 나에게는 후기를 남기는 등의 인터넷으로 관련된 글을 적은 것이 엄청난 스트레스 이다. 글솜씨도 없는데다 그냥 나 혼자 편하게 배낭하나 메고 전국을 순회하듯이 다니는 것이 커다란 재미인 사람에게는 후기를 남기는 것이 힘들다.

   지난 겨울 해파랑길을 마치고 남해안 들레길을 찾다 아직 미완성이라는 우리나라 최오지라는 버선길을 택했다. 과연 어떨까? 드문드문 산행할 때 보기는 했는데,,,

드디어 출발!!!제대로 준비도 하지 않고 휴대폰에 지도 앱만 깔고 주황산으로 대충 13코스에 객주가 4군데 있고 영양객주는 경북내륙개발과 같이 있다는 정보만 듣고 1코스당 2군데 인증사진 찍는다는 것만 알고 갔다. 소헌공원(청송객주)에서 스탬프북 수령 계속 진행,,, 여느 둘레기처럼 별 특징을 찾을 수 없었다. 그런데 유독 다른 곳과 다른 점은... 오지라서 그런지 그 흔한 데크도 없고, 식당도 없고, 여행자도 없고. 사람들도 없고, 가계도 없고, 펜션도 없고, 오직 안내표지판만 안내를 할 뿐이다. 기억나는 건 순수 자연 그대로,,, 손대지 않는 엣날 우리 어릴 때, 시골 처녀같은 자연만, 나를 벗할 뿐 밤에는 별이 어찌나 많은지 도시에는 상상도 못하던 어느 관광지나 산행 때는 사람들의 번잡함과 화려함은 볼 수 없었다. 그런 것들이 싫어서 나홀로 여행 다니는데 나에게는 딱 맞는 곳이었다. 단지 밭둑이나 과수원에 개들이 제일 무서웠다. 인가도 없는데 저 개들 줄이라도 풀리면 나는 어떻게 하나? 한 두마리도 아니고 서너마리씩 짖을 때는 등골이 오싹해졌다. 혹자는 야간 산행할 때 산돼지나 귀신이 무섭지 않냐고 하는데 산신령님께서 나를 지켜주신다고 생각하면 산돼지나 귀신은 무섭지 않다.


  밤새 걷기도 하도 낮에 길가에서 자기도 하면서 외씨 버선길은 처음에는 모든 게 불편하고 힘들었는데 점점 나도 모르게 이 길에 매료되어 가고 있는 나를 발견하기 시작했다. 그 순수한 손대지 않는 길을 그 불편함이 더욱 매력으로 다가왔다. 언제까지 그렇게 보존이 될는지 자꾸만 편리함에 사라져 가는 것들,,,

   과수원길, 간이역, 개울가, 시골장터, 옛고가, 쓰러져 가는 촌집들, 어릴적 추억의 기억들이 하나하나 살아나는 여행길이었다.

끝으로 봉화객주님의 따뜻한 배려 이 자리를 빌어서 너무나 감사하다고 인사를 드리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