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주후기

외씨버선길을 완주하고....

작성자 : 자강불식 작성일 : 2023-08-13
  2020년 라디오를 듣다가 '외씨버선길'이란 단어를 접했습니다. 이름이 참 예뻐서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그 해 6월 마음이 통하는 친구와 청송을 시작으로 인연을 맺게 되었습니다.  올해 7월 말에 마쳤으니 3년이나 걸렸는데, 그 기간만큼 우리는 그 길을 늘 마음에 두고 그리워하며 생활했습니다.  경기도에 ​거주하는 우리에게  청송, 영양, 봉화, 영월 등은 참 낯설고 생경한 곳이었습니다.  그러나 1길을 걷고 나서, 우리의 여유 시간은 오직 외씨버선길에 맞추어져 있었습니다.  우리나라에 이렇게 청정하고 호젓한 곳이 있다는 사실에 감사하면서..... 

  바람이 산들거리고 연녹색의 잎새가 하늘거리는 산과 들 길을 걸었고, 붉은 수수가 탐스럽게 익어 수군거리는 수수밭을 지나기도 하고, 연분홍 사과꽃이 만발한 사과밭 사이로 난 길을 행복해하며 걸었습니다.  울창한 삼림 사이로 난 임도를 돌고돌아 고개를 넘기도 하고, 새소리와 소나무 향기가 좋아 그저 묵묵히 걷기만 하기도 했습니다. 

얘기에 몰두하다, 길을 잃었나  두리번거리면 여지없이 우리 앞에는 예쁜 외씨버선길 리본이 팔랑거리고 있었습니다.  갈림길마다, 또 잊을만하면 우리 눈앞에 따뜻한 온기로 다가와 우리의 의지가 되어 준 길 안내 리본..... 참 고마웠습니다.  색이 바래지 않도록 적기에  리본을 교체해 주시는 청송,영양,봉화,영월 객주의 선생님들 참 감사합니다.  무성하게 자란 풀을 베어 길을 만들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금방 풀을 벤 자리에서 나는 풀냄새를 맡으면 객주에서 수고하시는 선생님들의 수고로움이 느껴집니다.

그래서 외씨버선길은 온기가 있습니다.  

참 아름답고 사랑스러운 외씨버선길 잊지 않겠습니다.  

완주 기념으로 보내주신 조지훈의 시'승무'가 인쇄된 손수건, 무드 등이 들어오는 시계, 인증서  모두 감사합니다.

**지난 7월 27일 동지모둑에서 팔괴리 카누마을 사이에서 만난 영월객주의 두 분 선생님들 감사드립니다.  그 무더위에 길을 보수하러 다니시는 모습을 보면서 외씨버선길이 아름답게 보존되는 이유를 알았습니다. ^^